술은 마셨지만, 음주운..
by 백결 at 10/29 안타깝다 by ㅠㅠ.. at 10/21 그런것 같아요. 그래서 .. by 요사리안 at 10/20 저는 지나치게 선정적인.. by eufamily at 10/19 공고문 원본에서 쓰인 것.. by 요사리안 at 10/17 진짜 감옥의 하늘 장면은.. by 키카루마 at 10/11 ㅋㅋ 노트북 구매 하셨.. by 키카루마 at 10/11 필름 아트만 보지말고 다.. by 요사리안 at 09/23 저도 Feux님이 언급하.. by 요사리안 at 08/15 일단 쓰신 글 잘 읽었습.. by Feux at 08/15
정성일의 <카페 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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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산나 홀로코스트에서 곰 유태인은 나치들을 미친듯이 쏴 죽이다가, 쳐들어오자마자 쏴 갈겨 뻗어 있는 히틀러의 사체에 미친 듯이 총알을 퍼붙는다. 히틀러가 너덜너덜해짐에 따라 묘한 흥분과 공포가 나를 감싸 안았다. 그 기묘한 기분의 정체가 무엇일지 궁금했는데, 오늘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너덜너덜해지는 히틀러에게서 디졸브되는 박정희를 본 것 아닐까?' 그 때문에, 극장을 나오면서, 특히 히틀러를 떠올릴 때마다, 양놈들 히틀러란 트라우마에서 해방되었군이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너덜너덜해지는 히틀러는 어떤 씻김굿 같다는 생각을 한 것 같은데, 내가 히틀러에게서 박정희를 봤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
영화나 만화를 통해 알게 된 무협의 세계에서 무공이 엄청난 사람의 특징은 간결하다는 것이다. 도적이나 수양이 부족한 놈들이나 이런저런 움직임이 많고, 고수에 가까울수록 손가락 까딱이나 발가락 까닥이다.
허우 샤오시엔의 영화는 무림 고수의 무술과 같다. 그 엄청나게 간결한 움직임. 이렇게 찍으려면 쇼트 수가 이만큼은 되야겠지, 이 시퀸스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쪼개고 쪼개야 된다고 생각한 것들을 허우 샤오시엔은 원 쇼트로 쭉 이어간다. 허우 샤오시엔의 쇼트 하나 안에는 클로즈업도 있고, 리버스 쇼트도 있고, 인서트 쇼트도 있다. 이 간결한 엄청남. 그리고 카메라 위치가 바뀔 때나, 허우 샤오시엔의 카메라 대해 고민해 보면 완전 블랙홀이다. 죽으면 어떻게 되나요와 동일한 막막함이랄까? 3년 전쯤 쓰리 타임즈를 보고 자장가처럼 느끼다, 그 다음해 비정성시를 보고 원인 모를 뿌듯함을 느낀 뒤, 이제는 허우 샤오시엔의 엄청남을 알아 볼 수 있게되었다. 잡배가 고수의 가치를 알아 본 것만으로도 눈물이 주룩 주룩 흘리던 이유를 알 것 같다. 아... 근데 얼마나 공부해야 허우 샤오시엔의 영화를 보고 느끼는 뿌듯함을 설명할 수 있을까? ![]()
"저를 사랑해서는 안 됩니다... 절대로 그건 안 됩니다. 우정은 얼마든지 좋아요. 자 여기 제 손을 잡으세요... 그러나 사랑은 안 돼요. 부탁이에요!"라는 경계선. 운하를 떠도는 두 남녀.
저를 사랑해선 안되요. 전 당신과 섹스를 할 수 없어요. 당신은 나와 섹스를 할 수 없어요. 당신과 나는 모든 것을 초월하여 하나되는 순간을 맞을 수 없어요. 나스젠까의 말은 부탁일까? 넘어오지 말길 바래요. 명령일까? 넘어 올 수 없어요. 혹은 해선, 되어선 안되요. 사랑에 눈 먼 그는 나스젠까의 부탁을 받아들인다. (어리석게도) 애초에 품었던 사랑이 자라고 자라 그를 뒤덮고, 그를 뛰쳐나와 나스젠까를 건드리기 시작하여, 그의 입에서 나스젠까의 입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려는 순간, 나스젠까의 그가 나타난다. 사랑이 이루어지려는 순간 도래하는 나스젠까의 그. 저를 사랑해선 안되요라는 나스젠까의 선언. 그 선언을 언급하는 나스젠까의 심경은 어떠했을까? 결국 당신은 상처 받을 거예요라고 갈호 쳤을까? 너무 비관적인 독서인가? 아침을 맞이하는 그는 이렇게 말한다. '오, 하느님! 한순간 동안이나마 지속되었던 지극한 행복이여! 인간의 일생이 그것이면 족하지 않겠는가?' 그리고는 떠오르는 지젝의 속삭임. 혁명에 완성이란 없다. 끝없이 전진하는 걸음만이, 우리가 딛고 있는 땅에서 혁명의 땅으로의 이행을 이룰 수 있을 뿐이다. 그 걸음을 멈추고, 혁명의 완성을 인지하는 순간, 우리에게서 혁명은 떠나간다. 저를 사랑해선 안되요. 하나 됨의 부정이 아닌, 진정한 사랑의 지속을 위한 충고. 완결된 것이 아닌,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둘을 끊임없이 거닐게 하는, 사랑 '되기'. 오, 사려 깊은 나스젠까! 그 충고 속에서 휘몰아치는 사랑. 언명하려는 순간, 언명 됨은 중단으로 탈바꿈하고 찬란한 빛은 수그러들고. 그리고 그의 깨달음은 '오, 하느님! 한순간 동안이나마 지속되었던 지극한 행복이여! 인간의 일생이 그것이면 족하지 않겠는가?' 정말 그것을 깨닫는 것만으로 족하지 않은가? 나스젠까가 떠났기에, 아니 떠나주었기에 나는 꿈을 꾸고, 그의 쓰라림에 진심을 다해 통감한다. 그리고 우리도 꿈을 꾸었으면 한다. 아침 해는 떠오르고 '오, 하느님! 한순간 동안이나마 지속되었던 지극한 행복이여! 인간의 일생이 그것이면 족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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