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마셨지만, 음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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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의 <카페 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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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공연 영상이나 연주 영상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한데 음악을 부수기 때문이다. 누구는 글렌굴드, 호로비츠 등등의 공연과 연주 영상을 즐겨보는지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거의 고문이다. 음악은 저기 있는데 영상은 여기 있고, 음악은 흐르는데 영상은 그것을 잘라내고. 난 그런 순간이 올때마다 몹쓸 광경을 보고 식겁하는 것처럼 놀라곤 한다. 그런 영상을 즐길 때 가장 좋은 법은 그냥 눈을 감는 것이다. 아니면 음악은 포기하고 영상에서 볼 수 있는 음악가의 포스에 집중하던지. 엽문은 위에 언급한 영상들을 볼 때 느껴지는 동질의 고통을 안기는 영화다. 나도 안다 음악영화가 아니라는 것. 물론 나도 음악영화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엽문의 ost는 별 볼 일 없다. 내가 말하고픈 것은 영상으로 인해 부서지는 것이다. 엽문에서 영화 때문에 부서지는 것은 바로 견자단이다. 물론 편집이 개판이란 뜻이 아니라, 견자단의 무술에서 느껴지는 감흥이나 아름다움을 영상이 온전히 담아내지는 못했다는 말이다. 견자단의 쉴새없이 쏟아지는 주먹과 간결하고 절도 있는 연결 동작의 연쇄로 주체할 수 없이 요동치는 감흥을 영상은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 무언가 아쉽고 무언가 씁쓸하다. 어떻게 하면 그것을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해 봤자 답은 나오지 않는다. 그냥 수줍게 롱테이크라고 속삭일 수 밖에. 어릴적 환장하면서 본 황비홍시리즈 등은 정말 완벽했다. 혹시 모르지 지금 다시보면 아쉬울지. 암튼 내 어린 시절의 무협 영화들에 비하면 엽문은 아쉬운 영화다. ps. 곽원갑 따위에 비하면 명작이다. 아니 비하는 것 자체가 엽문을 욕하는 것이다. 엽문과 비교하여 보면, 곽원갑은 그냥 미국 싸구려 영화다. 곽원갑을 생각하며 엽문을 보면, 엽위신스러움과 홍콩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정서가 얼마나 진한지 알 수 있다. ps2. 많이들 알겠지만 왕가위도 엽문에 관련된 영화를 준비 중이다. 오늘 영화 엽문 보는 내내 이런 저런 디테일이, 왕가위를 생각하니 빛을 냈다. 기대가 되어 미치겠다. 엽문 역은 양조위. 살을 빼 메마른 양조위가 담배 물고 한량처럼 차 마시다 느릿느릿 일어나 나무수련도구를 툭툭치는 모습을 생각하니, 오우 맙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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