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마셨지만, 음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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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의 <카페 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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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이번에 부산에 간 이유는 철저히 '카페느와르' 때문이었다. 아는 동생은 신앙간증이냐며 비웃었는데, 정말 보고 싶었다. 그렇게 기대하고 부산으로 향했건만, 수면 게이지가 만빵이 아니어서 다소 졸아버렸다. 그리고 풍요를 넘어서 과잉으로 향하는 정선생님의 영화목록들은 나에게는 '카페느와르'를 보는 것을 방해하게 만들었다. 졸려서 그랬으리라 생각해본다. 그래서 아직은 별로 할말이 없다. 그러나 조금 뱉자면.
다소 졸았음에도 '카페느와르'는 기억에 깊게 박혀버렸는데, 그 이유는 내가 최근에 본 영화 중 정말 무서운 장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괴한에게 쫒기는 정유미를 쫓는 신하균을 수평으로 따라 찍은 장면은 악몽을 꿀 때 느낄 법한 절망적인 공포를 느끼게 했다. 과장이 아니라, 소리내면서 울고 싶었다. 그렇게라도 울지 않으면 이 공포가 내 속에서 떨쳐지지 않을 것 같았다. 영화에서 숏이 바뀔 때마다 이상한 괴이함이 풍겨 오르는데, 숏끼리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충돌하면서 일으키는 파장이 가슴 깊게 와서 꽂혀버린다. 아니다. 다 필요없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오프닝부터가 맙소사다. 패스트푸드를 꾸역꾸역 먹는 여학생을 응시하는 그 롱테이크는, 얇은 핀셋으로 내 피부를 차분히 벗겨내는 고통을 안긴다. 그냥 패스트푸드를 먹는 것 뿐인데, (왠지 중년남성같은)카메라가 그녀를 강간하는 것만 같았다. 난 그것을 외면하고 싶지만, 내 머리 끄댕이를 잡은 체 응시할 것을 강요할 때 느끼는 서러움을 안기는 장면이라고 할까? 정성일 선생님은 gv내내 '버틴다'는 것을 주문처럼 반복했는데, 오프닝을 보는 내 심경 또한 버티자였다. gv에서 도대체 무엇이 이 영화에서 공포스러움을 분출시키는 것인가요라고 묻고 싶었지만, 무언가 예의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손들 용기도 안 나서 그만둬 버린게 아쉽다. 부산에서 돌아온 후, 어떤 잡지의 인터뷰에서 차기작이 공포영화라는 것을 읽게 되었는데, 역시였다. '카페느와르'를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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